혈당 관리에 운동을 더한다면 — 퇴근 후 일과표 다시 짜기
약을 쓰면서도 혈당이 더디게 움직일 때, 운동이 그 위에 더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노년내과 전문의 인터뷰에서 짚은 네 가지 적응과, 퇴근 후 한 시간을 일과에 넣어 보는 가상의 검토입니다.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아래 인용한 인터뷰와 공개된 보건 기관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실제 운동 계획과 검사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정하십시오.
약을 늘려도 더디게 움직이는 구간이 있습니다
혈당 관리를 해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약을 쓰고 간식을 끊어도 수치가 더디게 움직이는 시기가 옵니다. 반년쯤 그 자리에 머물면 초조해집니다. 이때 약을 조정하는 일은 진료에서 정할 몫이고, 그와 함께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위고비도 나왔고 오젠픽도 나왔고 마운자로도 나왔지만, “운동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 [00:00].
운동이 몸에 따로 남기는 것
이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여기입니다. 체중계 숫자만으로는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운동이 따로 만드는 적응입니다.
“약을 써서 살을 뺀 사람은 미토콘드리아 좋은 퀄리티를 갖고 있지 않아요. 이거는 어떠한 약도 없어요. 이건 운동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00:30]
이 말은 운동이 만드는 적응을 강조한 것으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약물 치료의 효과를 부정하는 뜻으로 넓혀 읽지 마십시오. 약은 약대로 하는 일이 있고, 운동은 그 위에 다음을 더합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입니다. 교수는 “기승전 미토콘드리아”라고 표현할 만큼 이 대목을 반복합니다. 운동이 미토콘드리아에 더하는 변화는 셋입니다.
① 개수가 늘어납니다. 운동은 AMPK라는 스위치를 켜고, 그 신호가 미토콘드리아를 새로 만드는 시스템을 돌립니다 [01:00]. 발전소가 증설되는 것입니다.
② 질이 달라집니다. 교수의 표현으로는 “퀄리티가 아예 달라요”, “모양 자체도 다르다” [01:31].
③ 연료 통로가 열립니다. 운동을 하면 지방산이 미토콘드리아로 들어오는 채널이 열립니다. 반대로 운동을 안 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이 채널이 안 열려요. 그러니까 지방산이 많아도 못 써요” [01:31].
교수는 고도비만인 경우에는 약이 맞다고도 분명히 말합니다 — 포도당이 금방 고갈돼 운동 자체가 어려운 상태라면 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00:30]. 약과 운동은 대립이 아니라 순서와 조합의 문제입니다.
운동이 더해 주는 나머지 세 가지
인슐린 없이도 당을 가져갑니다
혈당을 관리하는 분에게 가장 직접적인 대목입니다. 보통 세포가 포도당을 쓰려면 인슐린 신호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운동 중에는 인슐린과 무관한 경로로도 근육이 포도당을 가져갑니다 [03:02].
교수의 말이 분명합니다 — “인슐린 저항성이 심한 환자도, 당뇨병이 있고 비만이 있는 환자도 운동하면 더 많은 당을 흡수할 수 있다” [03:02].
운동은 심폐 체력도 기릅니다
운동을 하면 한 번 박동에 나가는 혈액량이 늘고 맥박은 떨어집니다. 적게 뛰면서 더 많이 보내는 심장이 됩니다 [03:32]. 혈관도 잘 늘어나게 됩니다.
여기서 하나 분명히 해 둡니다.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약은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는 심부전에서 약물이 심장 기능을 좋게 한다고 안내합니다(각주 1). 운동이 심폐 체력을 기른다는 것과, 약이 심장에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입니다.
불안과 불면에 듣습니다
교수 본인의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전공의 시절 무서운 교수 앞에서 불안해 잠이 안 오던 밤, 10시에 한강을 한 시간 뛰었더니 “불안이 묘하게 가라앉으면서 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합니다 [04:33].
어떻게 뛰어야 하는가 — 존1로 기반 깔기
핵심은 강도입니다. 숨이 차지 않고 말이 가능한 저강도를 꾸준히 합니다 [05:34]. 교수가 든 예는 이렇습니다.
“2, 30분을 해 가지고는 몸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최소 50분 이상, 한 시간이 제일 베스트.”
다만 이 말은 교수가 든 장시간 저강도 운동의 예로 한정해 읽으십시오. 보건 기관 안내는 다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NIDDK는 10~15분 정도의 활동도 도움이 된다고 안내하고(각주 2), 미국당뇨병학회는 10분씩 세 번으로 나누는 방법을 제시합니다(각주 3). 짧은 활동도 유익하며, 지금 체력에서 시작해 조금씩 늘리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 기간은 기반을 까는 시간입니다. 교수는 “존1을 잘 깔아 놓으면 고강도를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05:34].
기반이 깔리면 넣는 것 — 최대산소섭취량
기반이 깔리면 고강도(존3)를 주 1회 넣습니다 [06:05]. 이유는 최대산소섭취량(VO2max) 때문입니다. 운동 중에 몸이 쓸 수 있는 산소의 최대량을 가리키는 지표로, 심폐 지구력의 대표 척도입니다.
체력과 사망률의 관계를 다룬 큰 연구가 있습니다. 운동부하검사를 받은 환자 122,007명을 관찰한 연구에서, 연령·성별 기준 체력 하위 25% 집단은 상위 2.3% 집단에 견주어 보정 위험비가 5.04로 나왔습니다(각주 4).
두 가지를 함께 기억하십시오. 첫째, 이것은 체력 집단 사이의 연관이지 “운동을 처방하면 사망률이 5분의 1이 된다”는 인과 효과가 아닙니다. 둘째, 비교 대상은 “운동을 아예 안 하는 사람과 엘리트 선수”가 아니라 검사로 측정한 체력의 하위 집단과 상위 집단입니다.
그럼에도 짚을 만한 지적은 남습니다. 흡연·당뇨·비만이 있으면 다들 관리하라고 하는데, 체력이 낮은 분께는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퇴근 후 한 시간을 어디에 끼울까

아래는 초보자를 위한 표준 처방이 아닙니다. 인터뷰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퇴근 후 일과에 넣을 수 있을지 살펴본 가상의 예시입니다. 실제 계획은 주치의와 정하십시오.
인슐린이나 일부 당뇨약을 쓰신다면 운동 중 저혈당을 어떻게 예방할지 진료에서 먼저 정하십시오. 운동 시간대·간식·약 용량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각주 5). 아래 시간표를 그대로 따라 하기 전에 이 이야기를 먼저 하시기 바랍니다.
| 시각 | |
|---|---|
| 19:00 | 저녁 — 채소·국 → 단백질 → 밥 순서로, 15분 이상 |
| 19:40 | 존1 러닝 (지금 가능한 시간부터) |
| 20:45 | 샤워 10~15분 |
| 22:00 | 취침 (7시간 확보) |
식사를 마치고 얼마 뒤 몸을 움직이는 방식은 교수가 권한 것이고, NIDDK·ADA도 식후 활동을 권합니다. 다만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가 가장 효과가 크다”고 못박을 만한 근거는 확인하지 못해 그 단정은 뺍니다.
사우나를 길게 하지 않는 이유는 심부체온이 올라가 있으면 잠들기까지 시간이 밀리기 때문입니다. 열기 속에서는 식은땀이나 어지럼을 더위로 착각하기 쉬우니, 저혈당 위험이 있는 분은 특히 주의하십시오.
| 요일 | |
|---|---|
| 월·수·금 | 존1 러닝 (주 3회) |
| 토 | 다른 운동 (구기 종목 등) |
| 화·목·일 | 회복일 |
| 근력 | 러닝 후 10~15분 맨몸, 주 2회 |
근력을 “남는 시간에”로 두면 가장 먼저 사라집니다. 러닝 끝나고 10분, 자리를 정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회복일을 비우는 것도 계획의 일부입니다.
뛰기 전에 확인하실 것
혈당이 오래 높았던 분이 갑자기 운동량을 크게 늘리는 것은 그 자체로 확인이 필요한 일입니다. 특히 발 신경 검사가 먼저입니다. 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매일 달리면 상처를 모르고 키우게 됩니다.
| 검사 | 주기 | 알아둘 점 |
|---|---|---|
| 발 신경검사(모노필라멘트) | 연 1회 | 러닝 시작 전 우선 |
| 산동 안저검사 | 연 1회 | 검사 후 4~6시간 눈부심, 운전 불가 |
| 소변 알부민(uACR) | 연 1회 | 검사 24~48시간 전 격한 운동 금지 — 위양성이 납니다 |
| eGFR·지질·혈압 | 정기 채혈에 포함 | |
| 치과 | 연 1~2회 | 잇몸 염증이 혈당을 올립니다 |
정기 진료 때 “합병증 스크리닝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확인하고 빠진 것 처방해 주십시오” 한 문장이면 됩니다.
밥은 줄이지 않고도
주치의가 식사량에 대해 어떤 지침을 주셨든 그 지침이 우선입니다. 다만 같은 양을 먹으면서 상승폭만 낮추는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 순서: 채소·국 → 단백질 → 밥
- 속도: 15분 이상
- 종류: 흰쌀 대신 잡곡·현미
- 직후: 앉아 있지 말고 걷기
어느 끼니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면 며칠간 식후 2시간 혈당을 재서 진료 때 가져가시면 됩니다. 짐작이 숫자로 바뀝니다.
정리
체중계 숫자만으로는 몸에서 일어난 일을 다 알 수 없습니다. 미토콘드리아의 개수와 질, 인슐린과 무관한 당 흡수 경로, 심폐 체력, 그리고 최대산소섭취량 — 운동은 이런 것들을 더해 줍니다. 약을 줄이거나 대신하라는 뜻이 아니라, 약물 치료와 함께 갈 자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시작은 숨차지 않게, 지금 가능한 시간부터. 짧아도 좋습니다. 늘려 가다 기반이 깔리면 고강도를 한 번 넣습니다. 그리고 뛰기 전에 발부터 검사받으시고, 약을 쓰신다면 저혈당 이야기를 진료에서 먼저 하십시오.
출처
- American Heart Association, Medications Used to Treat Heart Failure — https://www.heart.org/en/health-topics/heart-failure/treatment-options-for-heart-failure/medications-used-to-treat-heart-failure
- NIDDK(미국 국립당뇨소화신장질환연구소), Keep Active, Eat Healthy, Feel Great — https://www.niddk.nih.gov/health-information/weight-management/keep-active-eat-healthy-feel-great
-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Getting Started with Physical Activity for People with Diabetes — https://professional.diabetes.org/sites/dpro/files/2024-03/Getting_Started_with_Physical_Activity_for_People_with_Diabetes.pdf
- JAMA Network Open, 운동부하검사 수검자 122,007명 관찰연구 —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707428
- NIDDK, Low Blood Glucose (Hypoglycemia) — https://www.niddk.nih.gov/health-information/diabetes/overview/preventing-problems/low-blood-glucose-hypoglycemia
확인 범위 위 1~5번은 원문을 직접 대조했습니다. 본문의 [mm:ss] 는 아래 원본 영상을 보며 적은 것이고 따로 재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 영상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유튜브 채널 Long:zine에 공개된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므로 실제 운동 계획과 검사는 주치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